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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호 수요칼럼] 가을을 많이 타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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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작성일19-10-0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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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사계절이 분명한 우리땅에는 가을이 있어 한층 더 인생의 맛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을 좋아하고 저마다 멋진 추억을 남기면서 문인이 되어 시를 쓰고 시에 대한 사연을 간직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더욱 애절한 가슴으로 작품을 남기는 까닭이다.

  시는 삶의 상처에서 피는 꽃이요, 마음의 그림이며, 실행의 그림자라 한다. 또한 어떤 시인은 시는 미(美)의 음악적 창조로 행복한 순간의 기록이며, 정서적 언어이고, 사람의 혼이고 정신으로 문학의 모체라 한다. 안개와 무르익은 열매의 계절로, 영혼의 음악으로 인간정신의 심부름꾼이라 한다. 그러나 외로움을 사치요, 고독은 질병이라 하고 생활의 그림같은 애달픈 계저이다.

  이처럼 문학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언어와 문자로 표현한 예술과 그 작품을 말한다. 그래서 문학을 사람 마음의 혀요, 거울이며, 육성의 그림이고 종교라 한다. 헤세의 시에 가을 하늘은 모든 것을 벗어버린 청자의 살갗같은 모습으로 청아한 벌레소리에 괴로움을 느끼는 계절이다. 두보의 시에도, 이슬치는 가을밤 홀로 거닐면/시름에 쌓이는 나그네 마음/멀리 배에서는 등불이 새어 오고/초생달을 두들기는 다듬이 소리/애처롭게 들린다고 했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로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외로움을 빼앗아가는 서글픈 계절로 여기는 것은 갈피된 마음의 허전함일까.

  이효석의 '가을풍경'에, 가을은 차고 이지적이면서도, 그 속에 분화산 같은 정열을 감추고 있다. 그 열정이 이지(이성과 지혜)를 이기고 폭발한다. 열정과 이지가 무섭게 대립하여 인간마음에 비치고 있는 것이 가을의 감정이요, 성격이다.

  시인 헤세의 '가을날'엔 청자빛 가을이 계속 되는 날에/오랫동안 마음에 살고있던/행복된 생각도 서러움도/이제 먼곳 향기에 녹아 사라졌다/잔디를 태우는 연기 들에 나부끼고/아이들 무리들이/지금도 나도 끼어 노래 부른다/가을바람에 나무는 흔들리고/촉촉히 밤은 야기(밤의 차고 녹녹한 기운)에 젖고 있다/바람은 나뭇잎에 떠들썩거리고 전나무는 가만히 속삭이며 익은 가을을 말한다. 이처럼 가을은 정서의 계절이라 많은 사람들이 가을을 탄다고 한다. '탄다'는 말은 시절이나 기후의 영향을 쉽게 받는 것을 의미한다.

  가을을 과일의 아버지라고 하는 말도 있고, 허전하고 아쉬움으로 무언가를 잃어버린 계절인 것 같다. 또 어떤 시인은 가을은 '여름이 타고 남은 것'으로 초토(불에 탄 검은 흙)이며, 여름은 산데리아, 가을을 등룡(등불)으로 코스모스의 무참(부끄러움)이라 한다.

  '가람문선'에서 국문학자 이병기는 들마다 늦은 가을 찬바람이 움직이네/벼 이삭 수수 이삭 으슬으슬 속삭이고/밭머리 해그림자도 바쁜 듯이 가누나/무 배추 밭머리에 바구니 던져두고/어린아기 안고 앉은 어미마음/늦가을 저문 날에도 바쁜 줄 모르네, 가을은 슬프다고들 한다. 추풍이나 낙엽이나 우리에게 비애의 감정을 일으키고 벌레소리, 쌀쌀거리고 우는 실솔(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세월의 덧없음을 처량하게 토하고 있다.

  가을은 역시 서글프고 풍성하고 애환이 많은 계절이라 한다. 그러면서도 가을을 아끼고 사모하는 것은 가을은 봄과 여름의 열매다. 열매는 식물이 수정하여 씨방이 자라서 된 것이며 가을은 한 해를 거두는 창고의 계절로 한창 가을이 타고 있다.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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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